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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까지 살아야 하나 싶을 때 <단 한 사람>

ardoh 2024. 8. 28. 01:06

 

새의 몸을 통과하고도 파괴되지 않은 씨앗은 흙 위에 떨어졌다. 씨앗은 파묻혔고 수 많은 동물이 그 흙을 밟았다. ... 그 중 어떤 씨앗은 움텄다. 쌔싹이 올라왔다. 새싹 근처에는 새싹이 많았다. 동물은 새싹을 밟았다. 새싹은 죽지 않았다. 새싹은 흙과 비와 태양으로부터 스스로 양분을 구하며 수십 년 동안 뿌리와 줄기를 만들었다. 새싹은 어린 나무가 되었다. 

 

 

바람이 키 큰 나무의 무성한 나뭇잎을 흔들면 그들이 죽지 않을 만큼만, 포기할 수 없을 만큼만 두 나무의 이파리에도 빛이 들었다. ... 두 나무는 더는 작은 나무가 아니었다. 키 작은 나무들은 그들의 그늘 속에서 그들을 우러러봤다. 그들의 무성한 이파리를 통과해 잠시라도 자신에게 닿을 빛을 참을성 있게 기다렸다. ... 태양 빛을 선점하여 더 빨리 더 높게 자라던 나무들은 그들이 누렸던 것만큼 비바람에 취약했다. 키 큰 나무의 그늘 속에서 천천히 자라던 나무들은 평소에 누리지 못한 만큼 보호받았다. 

 

 

그들은 삶을 거부하는 서로를 지켜볼 수 없었다. 하나의 나무가 토하듯 푸른 잎을 밀어내자 맞은편 나무도 그렇게 했다. ... 그들은 죽음에 몰두할 수 없었다. 

 

 

수학의 난제 같아요. 전문가들은 쉽게 답을 내릴 수 없 는 것에 열광하잖아요. 그거 아세요? 모든 과학에는 수학 식이 있는데 비행기가 나는 원리 중에 아직 답을 찾지 못한 방정식이 있대요. 나비에 스토크스 방정식이라고, 3차원에서도 해가 항상 존재하는지를 아직 증명하지 못했대요. 그러니까... 답이 없어도 비행기는 나는 거죠.

 

 

적당한 때 화분을 갈아주지 않으면 라일락 나무는 죽는다. 그 사실을 정원도 모르진 않을 것이다. 

 

석사 학위 준비할 때는 그 시기만 지나면 덜 바쁠 줄 알았다. 미국에서 박사 과정을 밟을 때는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를 만큼 정신 없이 살면서도 그때만 잘 버티면 여유를 가지고 한숨 돌릴 수 있으리라 믿었다. 최선을 다해 버틴 만큼 커리어는 쌓였고 일은 더해졌다. 누군가가 일을 제안할 때마다 일화는 마다하지 않았다. 익숙한 일은 익숙해서, 새로운 일은 새로워서 하고 싶었다. 그렇게 쌓이는 눈앞의 급한 일을 해치우다 보면 장기 프로젝트는 미뤄졌고, 미뤄둔 프로젝트는 어느새 급한 일이 되어 눈앞에 나타났다. 그러면 다시 무언가를 미룰 수밖에 없었다. 

 

그러므로 저승은 선하고 거짓 없이 맑은 곳. 이승 은 거짓과 욕심과 이기심으로 한 곳. 그 신화에서 목화는 죽은 사람에 대한 산 사람의 사랑을 느꼈다. 당신이 죽어서 가는 그곳은 맑고 선한 곳이길 바라는 마음. 이곳에서 당신을 괴롭히던 경쟁과 이기심과 욕심에서 자유로워지길 바라는 기원.

 

멀리서 죽음의 실루엣이 보이고 차차 선명해질 때, 당황하지 않고 의젓하게 그를 맞이할 수 있도록. 마음 깊이 그리워한 친구를 만난 듯 진심 어린 포옹을 해도 좋을 것이다. 그럼 육신에 편안한 표정을 남길 수 있겠지. 되살리지 않아도 좋을 죽음 또한 많이 목격했다. 목화는 그들의 마지막을 기억했으며 그와 같은 죽음을 원했다. 그러므로 남김없이 슬퍼할 것이다. 마음껏 그리워할 것이다. 사소한 기쁨을 누릴 것이다. 후회 없이 사랑할 것이다. 

 

300년 동안 나무는 그곳에서 다 봤을 겁니다. 인간의 어리석음을, 악행을, 나약함을, 순수함을, 서 로를 돕고 아끼는 모습을, 사랑하고 기도하다 어느 날 문득 사라져버리는 찰나의 삶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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